한국 통장, 몇 개나 있으신가요?

한국 통장, 몇 개나 있으신가요?

저는 세어보니 열다섯 개였습니다. 대학 때 만든 몇천 원짜리 통장, 회사에서 만들어준 급여 계좌, 연금보험까지 다 합친 숫자입니다.

지난 글에서는 해외금융계좌 신고(FBAR) 대상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기준을 다뤘습니다. 그런데 그 기준을 적용하려면 먼저 계좌가 몇 개인지, 어디에 있는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이번 글은 그 '찾기'와 '정리'를 다룹니다.

→ 한국 통장 그냥 둬도 되나요? FBAR(FinCEN Form 114) 신고 기준과 제출 방법

왜 개수부터 세야 하나요?

FBAR 신고 기준은 계좌 하나가 아니라 합산입니다. 모든 해외 계좌를 합쳐 그 해 어느 시점이든 $10,000를 넘으면 신고 대상이고, 그 경우 넘는 데 기여한 계좌 전부를 보고합니다.

그러니 계좌 하나를 빠뜨리면 합산액이 달라지고, 신고 자체가 부정확해집니다. 대상 판정보다 먼저 와야 하는 일이 내가 가진 계좌를 전부 아는 것입니다.

여기서 흔히 놓치는 것이 세 가지입니다.

휴면 계좌도 셉니다

이자가 거의 붙지 않는, 몇 년째 손대지 않은 통장도 잔액이 있으면 대상입니다. 이자가 $0이어도 FBAR 대상 여부와는 무관합니다.

연금보험도 들어갈 수 있습니다

현금가치가 있는 저축성 보험·연금보험은 IRS 비교표상 FBAR 대상으로 표기됩니다. 다만 상품 구조에 따라 갈리는 영역이라, 보유 중인 보험이 있다면 상품별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한국 펀드형 상품은 FBAR와 별개로 PFIC 규정이 걸릴 수 있어 따로 다룰 예정입니다.)

부모님 계좌도 셉니다

본인 소유가 아니어도 서명 권한(signature or other authority)이 있으면 대상입니다. 부모님 계좌를 관리해드리려고 본인 이름을 함께 올려두셨다면 그 계좌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내 돈이 아니어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라도 빠뜨리면 어떻게 되나요?

계좌를 누락한 신고는 부정확한 신고로 봅니다. 고의가 아니었더라도 비고의 위반 페널티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31 CFR 1010.821의 조정표 기준으로, 2025년 1월 17일 이후 부과되는 비고의 위반 페널티의 상한은 신고서당 최대 $16,536입니다. 2026년에는 별도의 물가 조정이 이뤄지지 않아 이 금액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다만 2023년 연방대법원 Bittner v. United States 판결로, 비고의 페널티는 계좌 하나당이 아니라 신고서 하나당으로 정리됐습니다. 계좌를 여러 개 빠뜨려도 그 개수만큼 곱해지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이 사건의 당사자는 루마니아 거주 중 신고 의무를 몰라 불완전한 FBAR를 냈고, 이후 수정 제출했습니다. IRS는 애초 미신고 계좌 1건당 연 $10,000씩, 총 $2.72M을 부과했지만 대법원이 신고서 기준으로 정리하면서 5년치 $50,000로 확정됐습니다.

그래도 결론은 같습니다. 빠뜨리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그러려면 먼저 다 찾아야 합니다.

한 번에 찾는 방법 — 계좌정보통합관리서비스(어카운트인포)

금융결제원이 운영하는 계좌정보통합관리서비스, 흔히 어카운트인포라 불리는 곳에서 은행·보험·카드·대출 계좌를 한 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안 쓰는 계좌는 그 자리에서 바로 해지도 가능합니다.

→ https://www.payinfo.or.kr

보험은 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가 운영하는 '내보험찾아줌'에서 별도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https://cont.insure.or.kr

주의 — 두 서비스 모두 한국 휴대폰 본인인증과 공동·금융인증서(또는 간편인증)가 필요합니다. 어카운트인포 안내문에는 "법인, 외국인 해외체류자 및 미성년자는 서비스 이용 불가"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이 문구가 해외 거주 중인 한국 국적자에게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는지는 사안에 따라 갈릴 수 있으니, 본인이 이용 가능한지 먼저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저는 한국 휴대폰 번호와 은행 인증서를 유지하고 있어서 이 방법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즉 이 경로는 번호와 인증서를 보유한 경우에 한해 검증된 방법입니다. 둘 다 없는 경우의 대안은 이번 글에서 다루지 않으며, 다음 글에서 따로 정리할 예정입니다.

계좌를 정리하면 신고를 안 해도 되나요?

여기서 많이들 오해하십니다. 아닙니다.

FBAR의 기준은 연말 잔액이 아니라 그 해 최고 잔액입니다. 그 해에 계좌가 열려 있었다면, 이후에 해지했더라도 그 해분은 신고 대상입니다. 12월에 계좌를 정리했어도 1월에 잔액이 있었다면 그 해는 신고해야 합니다.

다만 다음 해부터는 신고할 계좌 수가 줄어듭니다. FBAR는 매년 반복되는 작업이라, 지금 정리해 두면 내년 이후의 부담이 확실히 줄어듭니다. 저도 지금 개수를 줄이는 중입니다.

정리

  • FBAR 합산 기준을 적용하려면 계좌를 먼저 다 찾아야 합니다
  • 휴면 계좌, 연금보험, 서명 권한이 있는 부모님 계좌도 개수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 하나를 빠뜨리면 부정확한 신고이며, 고의가 아니어도 페널티 대상입니다 (2026년 비고의 상한 신고서당 $16,536)
  • 다만 Bittner 판결로 비고의 페널티는 계좌별이 아니라 신고서별로 정리됐습니다
  • 어카운트인포(payinfo.or.kr)에서 은행·보험·카드·대출을 한 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한국 번호와 인증서가 필요합니다
  • 계좌를 정리해도 그 해에 열려 있었다면 그 해분은 신고 대상입니다. 대신 다음 해부터는 편해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한국 휴대폰 번호가 없는데요?
이번 글에서는 다루지 않았습니다. 방법이 달라지는 부분이라 다음 글에서 따로 정리하겠습니다.

Q. 잔액이 0원인 휴면 계좌도 목록에 올려야 하나요?
합산 기준을 넘겼는지가 관건입니다. 넘겼다면 잔액이 적은 계좌도 포함하며, 각 계좌의 그 해 최고 잔액을 기재합니다.

Q. 연금보험도 진짜 신고 대상인가요?
저축성·투자성 보험은 대상이 될 수 있으나 상품 구조에 따라 갈립니다. 특히 펀드형은 별도 서식(Form 8621, PFIC) 문제가 붙을 수 있어 개별 확인이 필요합니다.

Q. 계좌를 해지하면 그 기록도 신고해야 하나요?
그 해에 존재했다면 해지 여부와 무관하게 그 해분은 신고합니다. 기준은 그 해 최고 잔액입니다.

Q. 청약통장은요?
금융계좌이므로 포함될 수 있습니다. 상품별 판단은 전문가 확인을 권합니다.

Q. 부모님 계좌에 이름만 올려둔 것도요?
서명 권한이 있는 것으로 보아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 자금의 소유자가 누구인지와는 별개입니다.

다음 글 예고

한국 번호나 인증서가 없는 경우는 어떻게 계좌를 찾을까요. 그리고 FBAR와 이름이 비슷해 헷갈리는 Form 8938은 어떻게 다를까요. 다음 글들에서 이어가겠습니다.

참고 자료

본 글은 IRS와 금융결제원·생명손해보험협회 공개 자료를 기준으로 정리한 일반 정보이며, 개별 세무 자문이 아닙니다. 기준 금액과 페널티 상한은 개정될 수 있으므로 신고 시점의 자료를 확인하시고, 구체적인 상황은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This content is for general information only and is not tax adv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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